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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Duel... 숨겨진 얘기들

by Hyungraecho 2023. 10. 2.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The Three Musketeers)"는 여러 결투와 모험으로 가득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시골에서 갓 파리로 올라온 촌뜨기 주인공 달타냥(D'Artagnan)이 삼총사(Athos, Porthos, Aramis)와 의기 투합하여 
벌리는 모험 얘기 입니다.
musket는 당시에 사용되던 장총을 말하며 아주 비싸고 귀하여 하급 병사는 몇 년치의 급료를 저축해야만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Musketeers는 신분이 높거나 부유한 기사를 뜻하기도 합니다.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촌뜨기인 달타냥이 Three Musketeer에게 한 날, 한 시에 Duel을 신청하면서 주인공 달타냥의 모험이
시작되고 이 것을 계기로 삼총사와 합류하게 됩니다.

교회는 중세부터 일관적으로 세속법과 별개로 결투와 결투 재판을 금지해 왔습니다. 
16세기의 트렌트 공의회에서도 결투는 파문 수준의 대죄로 규정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자살을 죄악으로 치부했기에 이 것을 피하면서 자살하는 방법으로 결투를 택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검과 총을 사용했지만  18~19세기에는 보통  총 특히 권총이 사용되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결투용 권총(duelling pistols)을 따로 가지고 다니기도 했는데, 실제로 쓸 목적보다는 자신이
항상 결투를 통해서 명예를 지킬 의지가 있음을 알리고, 자신의 신사다움과 결투용 권총을 따로 소지할 만큼 재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목적이 더 컸다고 합니다.
 
결투는 일부 규칙과 예법이 존재하여 오랫동안 전통적으로 지켜져 왔습니다.
결투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도전을 걸고, 상대방이 이 도전을 수락함으로써 시작됩니다.
결투에서는 종종 사용할 무기나 도구를 사전에 합의합니다. 총, 칼, 검, 창 등 다양한 무기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결투는 초대장에 의해 정식으로 시작됩니다. 초대장은 결투의 시간, 장소, 사용할 무기 등을 명시합니다.
결투의 양측에는 세컨드 또는 대리인이 존재합니다. 세컨드는 결투를 관리하고 규칙을 집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설에서 결투 장면은 문학 작품에서 흔히 나타나는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입니다.
여러 작가들은 캐릭터 간의 갈등을 해결하거나 승부를 가르치기 위해 결투 장면을 작품에 포함시킵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일어난 사건도 많습니다.
정식 재판보다   Duel은 일반적으로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초대 재무 장관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과
미국 부통령 아론 버(Aaron Burr) 간의 결투가 있습니다. 이 결투는 1804년 7월 11일에 미국 뉴저지 주의 위허컨(Weehawken)에서 일어났습니다.
해밀턴과 버는 정치적인 갈등 때문에 결투를 벌였습니다.
 
마크 트웨인이 신문 편집장으로 일하던 시기에 그 지역 (San Francisco Bay area으로 간주됨)에서는
언론인들끼리 서로를 사설이나 논평으로 모욕하는 풍습이 유행했고 마크 트웨인 역시  경쟁 신문사의 편집장을
약 올리는 사설을 자신이 편집하는 신문에 계속 게재합니다.
나이 지긋하고 점잖은 상대 편집장은 이 모욕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습니다.
화끈한 결투극을 기대하고 있던 친구들은 상대가 별 반응이 없자 김이 새 버렸지만
마크 트웨인은 신이 나서 모욕적인 논평을 계속합니다.
결국 참다못한 상대 편집장이 마크 트웨인에게 결투장을 보내오자,
이젠 결투장을 받아 든 마크 트웨인이 갑자기 하얗게 질리게 되고
오히려 친구들은 그때부터 마크 트웨인의 결투 준비를 도와주겠다고 날뛰기 시작합니다.

결국 결투 당일 이른 새벽, 마크 트웨인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유언장을 작성하고
친구들과 함께 결투장소 근처의 숲에 나가서 사격 연습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마크 트웨인의 사격 실력이 하도 형편없어서 결투 상대의 덩치보다도 훨씬 큰 연습용 표적으로 세워놓은
널빤지조차 못 맞힐 정도였습니다. 이젠 다 틀렸다 싶을 무렵에 대반전이 일어납니다.
Second로 따라왔던 친구 하나가 나뭇가지 위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기 총으로 쏴
정확하게 머리를 맞힌 것입니다.

그리고, 결투 상대의 친구 중 한 명이 마크 트웨인 쪽의 동정을 살피러 왔다가 총에 맞아서 떨어진 새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서 누가 쏜 거냐고 묻자, 정작 새를 잡은 친구는 아주 침착한 목소리로 "클레멘스(마크 트웨인의 본명)가 했지"라고 대답합니다. 결국, 그 이야기를 들은 상대측 입회자는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서둘러 돌아가고
잠시 후 다른 친구가 쪽지를 가져옵니다. 쪽지의 내용은 무슨 조건이든 다 들어줄 테니 결투를 중단하자는 것.
마크 트웨인은 아무 조건 없이 수락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으나 옛날 그 옛날에는 흔한 얘기였던  것 같습니다.
서부 영화를 보면 누구나 권총을 옆구리에 차고 다니니 여차하면 결투를 하고 쏘고 죽고 합니다.
이때는 규칙이나 예법도 없습니다.
 
'삼총사'나 마크 트웨인 때는 그래도 로맨틱하지 않았나요?
Duel이 금지되지 않았다면 오늘의 한국 정치사에서 Duel로 신문 기사가 넘쳐났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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