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돌아섰던 카타콤을 이번 여행에서는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시즌에는 예약을 해야 하는지를 지난번에 미처 몰랐습니다.
Defert-Rochereu 역에서 내리면 Catacoms의 길 안내판을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줄이 갑니다.

파리의 카타콤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건축 자재인 석회석을 캐는 채석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Les Carrières de Paris"로 알려진 이 채석장은 로마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18세기 후반에 파리의 묘지는 과밀하고 비위생적이었습니다. 시내에 묘지가 모자라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만 명의 파리 시민들의 유해를 이미 폐허가 된 채석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뼈를 옮기는 과정은 몇 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카타콤 입구부터 꼬불거리는 통로를 따라 들어가니 엄청난 크기에 먼저 놀랐습니다.
지하 무덤이라 하여 기껏해야 몇 구의 유골이 진열되었거니 생각했는데
꼬불 꼬불한 1.5 km의 지하 통로의 양쪽으로 600만 개의 유골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습니다.
으스스하리 만큼 무시무시합니다.
조명 시설이 없으면 길을 잃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재수 없는 사람이 안내인이 없이 들어갔다가 나중에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했습니다.

소설 "레미제라블" 이 생각났습니다.
장발장은 감옥에서 탈출한 후 지하 묘지에서 그의 은신처를 찾습니다.
그는 터널과 꼬불 꼬불한 통로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은신처로 사용합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사회로 복귀하기 전 일정 기간 머문 곳도 카타콤입니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이 사제에게서 은촛대를 훔칩니다.
막 감옥에서 풀려나 절박하고 궁핍한 장발장은 그에게 밤을 보낼 곳을 제공한 친절한 사제에게서 물건을 훔칠 기회를
찾았습니다. 친절을 절도로 배신하는 마음의 갈등보다 더 배 고픔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장발장의 절도 행위는 사제의 예상치 못한 동정을 만납니다.
장발장이 체포되어 훔친 은 촛대를 가지고 돌아오자
사제는 장발장이 촛대를 훔친 것이 아니라 선물로 준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그것은 용서의 힘을 보여주고 장발장에게 세상에는 여전히 선함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그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장발장이 그에게 촛대를 주었다는 사제의 진술은 문자 그대로의 진실이 아니라 사죄의 상징적 몸짓입니다.
절도 행위를 자발적인 봉헌으로 바꿈으로써 신부는 장발장을 형벌에서 구해 줄 뿐만 아니라
그에게 존엄성과 자존감을 부여합니다. 이 은총의 행위는 장발장에게 깊은 영향을 미쳐 그가 자신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정체성을 취하여, 친절과 정의의 행위에 자신의 삶을 바치도록 이끕니다.
얼마 전에 경험했던 일입니다.
도둑이 교회에 들어와서 음향기기도 훔쳐 가고, 주차된 차가 파손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여
대책회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목사님과 여러분이 도둑을 잡기 위해 cctv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대세였으나 이 방안을 반대하였습니다.
아직도 그 앙금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fake camera로 결론 지었지만 장발장을 용서하여 은총을 베푼 사제를
우리 교회가 닮고 싶었습니다.
'유럽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과 지갑이 행복한 유럽 여행(2) (0) | 2023.05.26 |
---|---|
마음과 지갑이 행복한 유럽 여행(1) (0) | 2023.05.26 |
Interlaken의 Hotel 군기 반장 (0) | 2023.05.22 |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0) | 2023.05.21 |
Split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1) | 2023.05.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