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둑과 죽음의 신과 처제
최근 읽은 책중에 "책 도둑"이란 멋진 소설이 있다.
"책 도둑"은 마커스 주삭의 소설 이름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13살 소녀 리젤 메밍거.
그녀의 친구 루디 슈타이너, 그녀의 양부모 한스와 로자 후버만등은 어떠한 소설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매혹적인 인물들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시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표현방식을 통하여 1940년대의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흑백영화를 보는 것 같다.
잿빛의 어느 유럽의 도시가 생각난다.
이 책에는 주인공이 아닌 "나"가 등장한다.
"나"는 죽음의 신이다.
"나는 크든 작든 낫은 들고 다니지 않는다.
두건이 달린 검은 가운은 추울 때만 입는다.
내 얼굴은 그 해골 같은 생김새가 아니다.
당신은 멀리서 내가 그런 모습일 것이라고 여기며 좋아 하지만,
내가 정말로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은가?
내가 도와주지.
나는이야기를 계속할 테니 가서 거울이나 하나 찾아와 들여다봐라"
죽음의 신은 전혀 무섭지도 음산하지도 않다.
여느 골목길에서도 마주칠 수 있는 장난꾸러기 개구쟁이 모습이다.
그는 긴 꼬리를 넘실대고 날아다니면서 데려갈 영혼을 찾아다닌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신도 아니다.
사정을 하면 가끔씩은 그저 넘어가기도 한다.
데려가기에 너무 바빠서 도리어 귀찮다고 구시렁대기도 한다.
"내가 박해받는 도시의 거리를 돌아다닐 때면 그들은 내 뒤를 따라오곤 한다.
내가 너무 바쁘다는 것도 모르고 나에게 데려가달라고 간청한다.
'아직 당신은 때가 되지 않았소' 나는 그렇게 설득하고 되돌아보지 않으려 한다.
가끔은 '내가 이미 잔뜩 안고 가는 게 보이지 않소?' 하고 말하고도 싶다.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은 없다. 나는 속으로만 불평을 하고 그냥 내 할 일을 한다"
아내가 10일 예정으로 오늘 한국으로 떠났다.
아내 대신 맏딸 노릇을 하든 처제가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제 갓 55살 먹은 처제를 죽음의 신이 데려 갈려고 하는가?
그러기에는 당신은 너무 바쁘지 아니한가?
사정을 봐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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